소나무, 산불을 키운 주범일까? 우리 산림이 가진 불타는 위험성
며칠 전, 큰 산불 소식이 들려왔다. 장시간 동안 꺼지지 않고 여기저기 산을 태우면서 결국 진화되었지만, 남은 건 잿더미와 상처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얘기가 들렸다. “소나무 때문에 불이 더 커졌대.” 처음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엔 정말 소나무가 많다. 산에 올라가 보면 활엽수보다 침엽수가 더 많은 느낌도 들고. 근데 진짜로, 소나무가 산불을 더 키우는 원인이 되는 걸까?
소나무는 왜 잘 탈까?
소나무는 겉보기엔 평범한 나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꽤나 불 붙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 송진이 많다
소나무는 송진(수지)이 풍부한 나무다. 이 송진은 기름 성분이 많아서 불이 붙으면 굉장히 잘 타고, 불길도 세다. 특히 고온으로 타오르기 때문에 불씨가 옮겨 붙는 것도 빠르다. - 잎과 나뭇가지 구조
잎이 가늘고 길어 바싹 마르면 말 그대로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바람만 좀 불어도 낙엽이 날아다니며 불씨를 옮기기 딱 좋다. 얇은 가지들도 금방 불길을 타고 번져버린다. - 숲의 밀도
한국의 소나무숲은 대부분 나무 사이 간격이 좁고, 아래쪽에 잡풀이나 관목도 많아서 불이 밑에서 위로 치솟기 쉬운 구조다. 불길이 위로 타면 순식간에 큰불로 번질 수 있다.
우리나라 산림은 왜 소나무가 많을까?
예전엔 벌거벗은 산이 많았고, 빠르게 복구하기 위해 잘 자라는 소나무를 많이 심었었다. 그 결과, 지금은 전국 산림의 30% 이상이 소나무림이라고 한다. 특히 경북, 강원 동해안 등 산불이 자주 나는 지역은 소나무 비중이 매우 높다.
최근 뉴스에서도 경북 지역 대형 산불 피해가 커진 이유 중 하나로 ‘소나무 숲의 특성’이 지목되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소나무는 활엽수보다 불에 2.4배 더 오래 타며, 불길도 강하게 유지된다. 이 때문에 같은 불씨라도 소나무숲에서는 훨씬 빠르게 대형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럼 활엽수는 안전할까?
물론 활엽수라고 해서 산불에 완전히 안전한 건 아니지만, 소나무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타고 확산 속도도 느리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산림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즉, 불에 강한 활엽수 중심의 수종 교체나 산불 차단 숲길 조성이 필요하다는 거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지역에선 산불로 타버린 자리에 또다시 소나무를 심는 일이 있다. 산을 복구하겠다는 취지지만, 결과적으로는 또 다시 위험을 되풀이할 수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산불의 시작은 대부분 인간의 부주의다. 쓰레기 소각, 담배꽁초, 야외 취사… 이런 것들만 조심해도 많은 산불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긴 안목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소나무 일변도의 산림 정책도 다시 고민해볼 시점인 것 같다. 숲은 단순히 나무가 많은 공간이 아니라,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니까.
- 연합뉴스: "2.4배 더 오래 타는 소나무"
https://www.yna.co.kr/view/AKR20250327016500053 - 한겨레: "“소나무 다시 심지 마세요”"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189896.html - SBS 자막뉴스 영상: "2.4배 오래 타는 소나무…역대급 산불 피해 이유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r8162Im58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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